<국토종주 섬진강 자전거길 2일째> 섬진강 파노라마 펜션에서 배알도 수변공원까지 라이딩하면서 매화에 물듦
파노라마 펜션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2일째 라이딩을 시작한다. 1일째는 섬진강댐~장군목~향가유원지~횡탄정~섬진강 파노라마 펜션까지 라이딩을 하였다. 2일째는 파노라마 펜션~사성암~남도대교~매화마을~배알도 수변공원까지 라이딩을 한다. 이렇게 하면 섬진강을 종주하게 된다. 종주하게 되면 인증센터에서 종주확인 후 인증스티커를 붙여준다. 총 149km를 라이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보통 10시간 정도면 된다. 하루에 70~80km를 라이딩 하면 5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하지만 자전거를 빠르게 타는지 아니면 중간중간 여유를 어떻게 가지는지에 따라 라이딩하는 시간은 각기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구례 교를 지나서 보면 바로 구례구역이 보인다. 기와집으로 소담하게 자리한다. 주변에 먹거리들이 많다. 미리 알았으면 어제 저녁에 와서 맛난 걸 먹었어도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구례구역부터 도심을 지날 때는 차들이 오고가기 때문에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 사성암 가는 길은 차와 자전거가 함께 가는 도로가 많아서 조심해서 가야 한다. 하지만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고 평일에는 차들이 많지 않아서 조심해서 가면 라이딩하는데 무리는 없다. 벚꽃이 필 때 와도 좋을 것 같다. 또 사성암 가는 길목에 두꺼비 조각상이 우릴 쉬어가게 한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포효하는 두꺼비의 모습에서 용맹함을 만나다.
벚꽃 터널을 지나다보니 어느새 사성암 인증센터에 도달한다.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서둘러 남도대교로 향한다. 지금부터는 섬진강변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편하게 갈 수 있다. 가다 보면 강가에 대나무 군락지도 보이고 다른 곳보다 더 넓은 강으로 우릴 유혹하기도 한다.
섬진강의 기를 받으면서 신나게 달리다보니 어느새 남도대교 인증센터에 도착한다. 거기는 맞은편에 공사가 한창이라서 조금 소란스럽다.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매화마을을 가려고 한다. 그런데 남도대교를 건너서 가야 할지 그냥 그대로 계속 가야 할지 조금 망설여지는 곳이다.
섬진강을 가로 질러 세워진 남도대교다. 남도대교를 기점으로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로 나누어지는 곳이다. 남도대교 인증센터에서 남도대교를 지나면 화계장터가 나온다. 작년에 화계장터에서 구입한 매실로 진액을 만들어서 먹는데 너무 맛난다. 시중에 나오는 매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까지 매실을 발효시켜서 먹어보았지만 화계장터에서 구입한 매실맛과는 판이하다. 그래서 앞으로 매실을 발효시켜 먹으려면 화계장터에 가서 구입하려고 한다.
남도대교는 다른 다리와는 다른 부분이 보인다. 다리 색깔이 두 가지로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나누어진다. 아마도 두 지역을 상징하는 것이리라. 우리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찾느라 전라도와 경상도를 삽시간에 왔다갔다 한다. 여기서만 할 수 있는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이정표를 보면 남도대교를 지나지 않고 바로 가야 하는데 차들이 복잡하게 오고 가는 도로만 보여서 위험할 것 같아서 다리를 건너간다. 화계장터를 여러번 왔다 가도 하동으로 와서 가다 보니 남도대교를 건너지 않아서 남도대교를 건너면 화계장터가 보일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다리를 다 건너고 보니 바로 앞에 화계장터가 보여서 많이 반갑다.
화계장터가 있어서 반갑기는 하지만 우리가 가려고 하는 매화마을을 가는 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화계장터는 여러번 다녀가서 이번에는 그냥 지나기로 한다. 다시 다리를 건너서 오니 현수막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자전거 전용도로가 보인다. 길을 가는 중간중간 도로가 파손된 부분이 있어서 조금 위험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조심해서 가면 괜찮다.
매화마을 가는 길목에 다리 사이로 본 섬진강의 모습에 저절로 매료되어 쉼표를 찍는다. 강을 꽉 채운 물길에 잠시 눈이 머문다. 낙동강의 물과는 성질이 다른 듯 살갑게 다가온다.
섬진강 줄기를 따라 그 곁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마을을 보니 왠지 모르게 아늑함이 든다. 라이딩을 하다보면 자전거 도로 양쪽에 벚꽃이 다 심어져 있어서 벚꽃이 필 때 라이딩을 하면 환상적일 것이다. 지금 가면 벚꽃이 피어서 좋을 것 같다. 벚꽃이 핀 거리를 꼭 라이딩해 보고 싶다. 올해는 매화에 취했으니 내년에는 벚꽃에 스며드는 것을 기약하면서 아쉬움을 달래려고 한다.
하늘과 닿은듯한 섬진강을 바라다보니 하늘에 오른 것 같다. 아무런 댓가없이 그저 주기만 하는 섬진강에서 받기만 하니 행복하다. 그냥 이대로 한 사나흘 살고 싶어라.
매화마을 가는 길목에 매화랜드가 보인다. 매화가 아름드리 피어서 우릴 쉬어가라고 손짓한다. 잠시 쉼표를 찍고 가려는데 매화 향에 끌려 안으로 안으로 자꾸 들어가게 된다.
매화마을 가는 길에 매화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매화가 많다. 매화를 보고 매화 향에 취해 라이딩을 하다 보니 어느새 매화마을에 도착한다. 매화마을 인증센터에서 인증 도장을 찍고 놀아야 하는데, 그만 매화마을 매화를 보는 순간 인증 도장을 찍는 것을 잊어버리고 배알도까지 가서 알게 된다. 종주 후 다시 돌아와서 인증 도장을 찍는다. 매화마을 가서는 인증 도장을 먼저 찍는 것을 잊어버리면 우리와 같이 알바를 해야 한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매화가 너무 매혹적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잊을 확률이 높다.
매화 마을 모습이다. 이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향기로 코를 벌름벌름 거리게 하지 예쁜 자태로 빠져들게 하지 이 어찌 매혹되지 않을 수 있으랴. 마을 전체가 온통 매화로 물들인다. 그날 우리는 매화에 홀려 시간을 잊어버린 날이기도 하다.
매화를 만나는 순간 바로 스며든다. 라이딩을 하다가 이렇게 오랫동안 머물러 본적이 없다. 무려 2시간을 매화마을에서 보낸다. 매화 마을에 대해서는 '광양 매화 마을에 홀려 시간을 잊어버린 날' 여행 맛집에 참고하면 된다. 거기에 상세하게 기록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섬진강 매화마을은 말이 필요없다. 그냥 머물고 싶어 진다. 산과 강과 마을이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는데 이처럼 아름다울 수가 없다. 한 보름 즈음 살고 싶은 곳이다.
매화마을에서 배알도 수변공원 가는데 수월정이 자리한다. 수월정 앞에 처녀를 업은 두꺼비상이 있다. 섬진강의 이름이 두꺼비 전설에서 유래된 것임을 알리기 위해 화강석으로 두꺼비 기단과 나룻배 모양을 조각하여 설치한 섬진강 유래비다. 전설은 직접 가서 보면 더 실감 날 것이기에 남겨둔다.
수월정은 조선 선조의 나주 목사를 지낸 정설이 만년을 보내기 위해 1573년에 세웠다고 한다. 수월정에서 섬진강을 바라다보면 풍광이 참으로 아름답다. '수월정기' 중에는 '달빛이 비치니 금빛이 출렁이며 그림자는 잠겨서 둥근 옥과 같으니 물은 달을 얻어 더욱 맑고 달은 물을 얻어 더욱 희니 곧 후(=정설)의 가슴이 맑고 투명한 것과 같다'는 글이 있을 정도다.
수월정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라. 말이 필요없다. 그냥 스며들고 싶은 곳이다. 자연의 오묘함에 빠져들어가 저절로 평온해진다.
섬진강의 모래와 물결이 조화를 이루며 우릴 자꾸만 쉬어가라고 붙잡는다. 자연이 주는 넉넉함에 빠져 무얼 잊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즐긴다. 그저 기분이 좋아진다. 한 사나흘 동안 머물고 싶어라.
섬진강 유래비다. 섬진강은 원래 모래가람, 다사 강, 사천, 두치 강이었는데 고려초부터 섬진강이라고 부른다. 1385년 우왕 11년경 왜구가 섬진강 하구를 침입하였을 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피해 갔다는 전설이 있다. 이때부터 '두꺼비 섬'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불렀다 한다.
광양 다압 섬진진터는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이 군사를 매복 주둔시킨 곳으로 선조 36년에는 도청창이란 창고를 설치하고, 민간인 지원병으로 구성된 모군을 두어 지키게 하였던 곳이다.
화장실이 이렇게 예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본적이 없다. 섬진강변의 화장실은 남다르다. 우체통처럼 보인다.
섬진강의 아름다움에 취해 달리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종점인 배알도 수변공원에 닿는다. 공원에 쉬어 갈 곳이 잘 되어 있어 관광객이 와서 여유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배알도 수변공원 인증센터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섬진강 자전거길 종주를 하는 곳이라서 더욱더 애정이 간다. 인증 도장을 찍으려고 수첩을 펼치는데 깜짝 놀란다. 매화마을 인증센터 도장이 보이질 않는다. 매화마을에 가서 매화에 물들어 인증 도장을 찍는 곳조차 잊은 것이다. 배알도 수변공원 인증센터에서는 잊지 않고 인증 도장을 찍는다.
배알도 수변공원이다. 매화마을을 다시 가서 인증 도장을 찍어야 하기에 조금 서두르면서 배알도를 탐방한다. 수변공원을 거니는데 가슴이 확 트이는듯하다. 3월의 수변 공원은 붐비지도 않고 조용하다. 나들이하기에 좋은 곳이다.
배알도 수변공원 다리를 지나가는데 훨훨 날아오를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과 다리가 하나되어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만 같아 오래 머물고 싶어 지는 곳이다. 매화마을 인증 도장을 찍지 않은데 대한 마음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차분하게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배알도는 태인동 1번지이다. 섬진강 하류에 있는 섬태인동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 뱀 섬이라고도 불린다. 광양 제철소가 들어온 뒤 배알도를 해수욕장으로 개발하여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이 모여든다.
배알도 수변공원을 탐방하고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다시 매화마을로 가서 인증도장을 찍는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길을 자동차로 다시 한번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라이딩하던 길을 보는데 뿌듯하기도 하고 새로운 감회가 든다. 이렇게 하여 섬진강 자전거길 종주를 끝내고 집으로 향한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다시 한번 더 라이딩을 하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