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남편이
"청도에 가면 연꽃이 피어서
정말 예쁜 곳이 있는데
한번 가볼래" 한다.
청도에 그런 곳도 있었나?
자주 갔는데 왜 몰랐지!
예쁜 연꽃 보고 싶네. 한번 가보자.
이렇게 해서 간 곳이 연지다.
유호연지와 군자정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참으로 아름답다.
한폭의 그림 같다.
연지에 피어있는 연꽃을 보는데
연꽃이 얼마나 예쁜지
보자마자 눈길이 사로잡힌다.
볼그레한 얼굴을 하고
초록물결 위에 다소곳이 피어있는데
그만 반하고 만다.
이렇게 예쁜 꽃을 보고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정말 예쁘다.
꽃말이 왜 '순결'과 '군자'인지 알 것 같다.
또 연지 둘레길을 걷다보면
은은한 연꽃향이 나는듯하다.
보기만 하여도 예쁜데
은은한 향기까지 나니
훅하고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어느새 내가 군자가 된듯하다.
유호연지는 청도 팔경 중의 명승지이며
전국 명승지 백선 중의 한 곳이다.
이곳은 고성 이 씨 청도 입향조 모헌공 휘 육 선생이
백형 쌍맹당 휘 윤 중형 망헌공 휘 주 형제들과
점필제 김종직 선생 문하에서
효제 충신의 실천 도학을 익혔으며,
벼슬을 버리고 안동에서 두형의 유배지인
거제와 진도로 문후차 왕래하던 중
산수 수려하고 생리가 넉넉한
이곳 유곡리에 흥해인 최자순의 딸과 혼인하여 전거하며,
신라지라 불리던 못을 깊이 2미터, 넓이 7만여 평방미터,
둘레 700여 미터로 파고 넓혀 연을 심고
지명을 유호연지라 이름 지었다.
휘 육 선생이 연지 호상에 4간 겹집으로 방이 2간,
마루가 10간인 특이한 구조의 모헌정사를
1531년에 지어 선비들을 만나고
후학을 가르치면서부터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군자정은 송나라 때 주돈이의 애련설에
연꽃을 군자로 비유한 데서 유래되었으며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연을 심고 정자를 지어
은둔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속세에서 벗어나
군자의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이다.
초록 우산 펼쳐 들고
아리따운 연꽃 낭자 수호하는 연잎
싱그러움 자랑하며
유호연지를 가득 채운다.
그곳을 내가 거닐 수 있다는 것이
즐겁고 해피해진다.
햇살이 내리쬐는데도 불구하고
연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는다.
연지에는 그늘이 없는 곳이 많아서
모자나 양산을 쓰고 산책을 하면
훨씬 더 편하게 거닐 수 있다.
유호연지에 가면
시비가 자리한다.
발길이 머물고 자꾸만 눈길이 간다
시구절을 보면
"군자정 중에 덕 쌓음이 많아
연꽃 피고 달까지 밝은 밤에
꽃송이 곱게 떠오른 연못가로 나오라
그대 계시오면 어데도 낙지이듯
진흙에 뿌리를 박고
보살처럼 웃는 연꽃
물위에 바람부니 멀리서 향기 설려오고
깨끗하게 자란 포기 다른 꽃과 다르네."
라는 시구절 하나하나 연꽃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이 서려있는 듯하여 정감이 간다.
달 밝은 밤에 연지에 다시 한번 들리고 싶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연꽃을 따라
연지 둘레길을 걷는데
백일홍이 지지 않을 새라
진분홍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면서
우릴 반긴다.
"하나는 외로워 둘이"라는 글귀처럼
연꽃을 중심으로 백일홍이 가장자리에서
친구 하니 훨씬 더 연지가 돋보이는듯하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포톤존이 보인다.
벤치에 앉아서 쉬어갈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을 수도 있어 괜찮다.
포토존에서 멀리 마주 보이는 것이 군자정이다.
연지와 군자정을 동시에 배경으로 삼아
사진을 연출할 수 있는 공간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든다.
연꽃은 한꺼번에 활짝 피는 다른 꽃과는 달리
한쪽에서 피고 지고 연밥을 만들면
또 다른 쪽에서 피고 지고 해서
연밥과 연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만개를 하기 위해 봉오리를 맺고 있는 것도
예쁘고, 혼자서 외로이 피어있는 것도
앙증맞으면서 참하다.
연꽃은 꽃말처럼
꽃이 없어도 푸른 연잎만 보는데도
평온해지는 것이 편안함을 준다.
온통 푸른 연잎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연꽃 한 송이
눈길이 사로 잡혀 발길이 머문다.
이곳의 연꽃은 홍련이다.
우리가 가장 흔희 볼 수 있는 연꽃이며,
꽃대가 곧고 길어 꽃이 수면에서 높이 솟아 있으며
꽃 가운데 벌집 같은 연밥이 있다.
수련과로 7~8월에 꽃이 핀다.
관상용으로 많이 쓰이며
잎과 뿌리는 식용, 씨는 약용으로 쓴다.
키가 1~15m로 비교적 큰 편이다.
그밖에 백련, 가시연, 개연,
어리연, 수련 등의 종류가 있다.
유호연지는
고성 이 씨 세거지이다.
또 고성 이 씨 '반보기 풍습'의 유래지로
처음에는 강학계의 준비를 위하여
음력 8월 16일 며늘네들만 모였으나
차차 출가한 딸네들과 자주 만나지 못한 일가친지 및
친구 관계의 부인네들이 양편 집의 중간쯤 되는
이곳 연지에서 소원했던 정분을 나누면서
만나는 일이었는데
이러한 미풍양속이 군민들에게 구전으로 전해져
남녀노소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나
지금은 시대의 변천으로 사라지고
아름다운 과거의 민간 풍속으로만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연지를 바라보다가
연잎의 싱그러움에 반하고
그 사이로 부끄러운 듯
살짝이 얼굴을 내미는 연꽃에 반해
발길이 머무는 것이
자꾸만 담고 싶어 진다.
카메라에 담기만 하는데 즐겁다.
연지 둘레길을 걸어가면서 담소를 나누고
사진을 찍고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햇살이 내리쬐어 뜨거운데도 불구하고
연지에 반해 자꾸만 머물고 싶어 진다.
그늘이 없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초록으로 치장한 연잎에
예쁜 색깔로 단장한 연꽃에 반해
햇살 즈음이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며
연지에서 쉼표를 찍는다.
연지에 가면 노점이 있다.
연지에서 생산되는 연자와 연자육을 판매한다.
연자 껍데기를 까서 먹는데
생밤 맛과 비슷한 듯하면서
뒷맛이 약간 쓴맛이 있는 그런 맛이다.
먹을만하다.
또 연자를 말려서 우려서 먹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생 것을 먹는 것도 괜찮지만
오래도록 보관하면서 먹기에는
말린 연자도 괜찮은 것 같아서 구입한다.
연자를 약용으로 쓰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먹어보지는 못했는데
연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다.
연자 차를 끓여서 먹다 보면 건강해질 것 같다.
연지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자연과 함께 하는 식당이 보인다.
연잎으로 밥을 짓고 있어
호기심이 가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미리 다른 곳에
예약해두어서 가지 못한다.
미리 알고 갔으면 연지 예당에서
연밥을을 먹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올려본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연지 예당에 가서
연밥을 꼭 먹어보고 싶다.
길을 가다 보니 카페도 보인다.
카페 역시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이 있어 그냥 지나간다.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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