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전거 종주를 하기 위해 간다. 라이딩을 하다가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 신도 2리에 숙소를 정한다. 고래가 떼를 지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관광객들이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고래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도 자전거를 세우고 바다를 바라보는데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냥 머물고 싶어 진다.
신도 2리 해변에 있는 돌들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면서 우릴 반긴다. 거기에다 고래가 지나간다고 하지 어찌 발걸음이 멈추지 않을 수 있으랴. 바람이 조급하게 굴어도 마다하고 그냥 머물러버린다.
해변이 우리에게 편안함을 가져다준다. 그런 바닷가에 서서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그저 받는다. 얼마 만에 가지는 여유일까 싶을 정도로 평온함이 몰려온다. 마을이 조용하다. 그 대신 갈매기들의 환영 소리가 귀를 열게 한다. 끼루룩 끼루룩 쉬어 가렴하는 것 같다.
하멜 일행이 심한 풍랑으로 난파되어 선원 64명 중 36명이 중상을 입은 채 상륙한 곳이다. 하멜표류기라는 책으로만 보고 알았는데, 그들이 난파한 곳이 여기였다는 것을 알고 뜻하지 않은 만남에 놀라면서 반가워진다.
하멜 표착지가 신도 2리 해안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당시 이익태 목사가 엮은 <지영록> 137페이지에 기록된 것과 서양 국<표인기>에 적힌 것이 거의 비슷하고, 하멜 표류기의 삽화와 신도 2리 해안의 사진을 비교해도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도 2리 해안에 와서 우연히 하멜 일행의 난파 장소를 알게 되어 새롭게 다가온다. 책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을 직접 그 장소를 오게 되니 뜻밖의 행운을 얻은 듯 기쁘다. 역사의 뿌리를 찾은 듯 반갑다.
제주도의 삼다 중 한 가지인 돌로 만든 형상을 접하니 제주만의 특화된 그들의 마음이 읽히는듯하다. 돌이 주는 또 하나의 새로움에 눈길이 머문다. 그리고 자연이 주는 고마움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여러 바다를 다녀보았지만 제주도의 바닷물이 유독 마알갛게 다가온다. 흔히들 쓰는 쪽빛 바다를 제주에서 만나게 된다. 신도 2리 바다의 물이 깊고 얼마나 맑은지 눈이 부실 것 같아 잠시 눈을 감아본다. 스르르 스며든다.
신도 2리의 약사를 보면 이 마을의 역사를 알 수 있다. 마을이 형성되어서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왔는지에 대한 안내도이다. 또한 지도는 올레길 코스를 알려준다. 마을 주민들이 얼마나 고향을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신도 2리 해변에는 자연이 빚은 돌로 형상을 아름답게 만들어놓아서 쉼표를 찍고 싶어 진다. 거기에다 출렁이는 바닷물의 뒤척임을 만나면서 발길을 멈춘다. 누구라도 가만히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사색에 잠기게 될 것 같은 아련함이 든다.
그냥 돌담일 뿐인데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푸근해지는 담이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마저 편안하게 한다. 신도 2리 해변은 그저 보고 서 있기만 해도 좋다.
신도 2리 해변에서 바다와 돌과 바람과 갈매기들의 환영 소리에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면서 쉼표를 찍으며 여유를 즐기다 보니 배고프다는 신호가 들린다. 배를 달래주기 위해 펜션 아주머니께서 추천한 식당 연희원으로 향한다
연희원은 입구부터 다르다. 자주 찾아오고 싶은 곳이다. 식당이 아닌듯하면서도 식당인듯하다. 연희원을 찾을 때는 미리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해야 한다. 여느 식당과는 다르다. 미리 예약을 해야 거기에 맞는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연희원은 입구부터 마당과 담 어느 곳 할 것 없이 예쁜 꽃들이 자리를 잡고서 우릴 반긴다. 그냥 그들 곁에서 쉬고 싶어 진다. 돌 사이사이에서 자라는 다육이의 앙증맞은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로즈메리가 꽃을 피워 향기를 풍기며 우릴 반긴다. 그곳에 살짝이 앉아서 인증샷을 눌러본다. 마당 구서구석 사람 내음이 풍긴다.
연희원 안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백년초 차가 나온다. 따뜻하니 온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그다음 달콤한 호박죽으로 빈 속을 감싼다. 야채샐러드로 풍미를 느껴본다. 여기는 수저집마저 위생적이며 예쁘다.
그렇게 목을 축이고 배를 감싸고 풍미를 음미할 즈음 한 상 가득 차려낸다. 연희원 정식이다. 우리는 연희원 정식이 연밥 정식인 줄 알고 시켰는데 다르다고 한다. 연희원은 연밥 정식이 괜찮다고 한다. 잘 못 알고 연희원 정식을 시켰는데도 너무너무 맛난다. 참고로 정식을 시킬 때 연밥인지 연희원인지를 꼭 알려줘야 한다.다음에 가서는 연밥 정식을 먹어보려고 한다.
가격도 착하고 주인 부부도 친절하고 음식도 정갈하고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이 좋다. 은은하게 틀어놓은 음악마저 신선하다. 창문을 통해 바깥의 자연을 볼 수 있어 밥맛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남녀노소 누구든 와도 먹을 것이 있어 괜찮다. 반찬 하나하나가 정성 들여서 만든 티가 많이 난다. 간도 잘 맞고 다 맛난다. 그리고 밥도 많이 담아주고 반찬도 푸짐하여 배가 호사를 누린다. 무엇보다 위생적이며 깔끔하여 먹음직스럽다. '보기 좋은 떡이 맛있다'는 속담이 있듯이 정말 맛난다. 신도 2리를 가면 꼭 들리고 싶은 곳이다.
연희원 메뉴다. 우리는 전체 메뉴를 알지 못하고 접근하여 연밥 정식을 먹으려고 갔는데 연희원 정식을 먹고 온다. 정식을 시키면 연밥 정식을 주는 줄 안 것이다. 메뉴를 잘 보고 식성에 맞게 선택하면 되리라.
연잎으로 고이 감싼 한상 밥을 먹고 오지 못해 아쉽지만 연희원 정식도 만족이다. 식성에 맞게 시켜서 먹으면 된다. 연희원의 분위기에 반하고 한 상차림에 반해 두 번 놀란다. 연희원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도 신도 2리를 다시 찾고 싶을 정도다. 부부가 하는데 그들의 친절함은 또 어디에다 비길 수 있으랴. 특히 안주인이 인상도 좋고 후덕하다.
연희원에서 든든하게 저녁을 챙겨 먹고 돌아오는 길에 빵집을 들린다. 그 다음날 아침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펜션 주인아주머니를 통해 알게 된 미쁜 제과를 찾게 된다. 한옥으로 된 미쁜 제과에는 늦게 가면 빵이 없을 정도다. 빵이 맛있어서 멀리서 빵을 구입하기 위해서 차를 타고 찾아온다. 우리가 갔을 때는 이미 빵이 거의 다 빠져나가고 얼마 남지 않아서 고를 수가 없다. 그래서 아침으로 먹을 만한 빵을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몇 개와 음료수를 구입해서 온다. 빵이 다른 데보다 조금 비싼듯하다. 하지만 양도 많고 정말 맛난다. 신도 2리를 가면 미쁜 빵집도 들리면 좋을 것 같다. 빵이 얼마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한다. 다음에는 저녁을 먹기 전에 가야 할 것 같다. 다시 한번 들러서 맛난 빵을 구입하리라.
드디어 우리가 숙박할 곳이다. 서귀포 신도 2리 제주엔 펜션이다.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방 안에서 돌고래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고래는 보지 못한다. 하지만 2층 방안에서 바다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좋다. 해변가에 위치해서 바다가 바로 눈으로 들어온다. 오션뷰를 원한다면 제주엔 펜션을 추천하고 싶다. 제주에 오기 전에 미리 예약해서 온 곳이다.
주인아주머니가 친절하고 우리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바로바로 알려준다. 연희원, 미쁨제과 모두 주인 아주머니가 알려준 것이다.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외부와는 다르게 내부에 들어가면 괜찮게 꾸며놓아서 숙박하기에 편하다. 제대로 된 오션뷰로 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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